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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트렌드로 책 읽기: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읽다
<저만치 혼자서>


출처: 문학동네 (munhak.com)

김 훈 작가의 인터뷰 기사나 책 표지에 실린 사진을 보면 미소를 짓거나 웃는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쌍꺼풀이 있는 눈은 예리해 보이고 얇은 입술은 허튼 농담 따위는 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분석 단어: ‘김훈작가’ 언급량 분석
분석기간: 22/5/1~22/9/15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2022년 올 한해 김 훈 작가의 『저만치 혼자서』와 『하얼빈』이 연달아 출간되면서 소셜 상 김 훈 작가에 대한 언급량은 150% 가까이 증가했다.

분석 단어: ‘김훈작가’ 긍∙부정 분석
분석기간: 22/5/1~22/9/15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김 훈 작가의 긍∙부정을 살펴보면 긍정이 80%를 차지한다. ‘추천하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좋다’, ‘대박’이라는 긍정이 뒤를 이었다.

출처: 문학동네 (munhak.com)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김 훈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이다. 소설집에 담긴 7편의 이야기는 작가를 꼭 닮았다. 작가는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담담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출처: 알라딘: (aladin.co.kr)

이번 소설집은 이례적으로 40~50대 남성 독자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설집에 실린 7개의 단편 중 외로운 남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다. 국가의 제도적 폭력으로 삶이 파괴되어 버린 <명태와 고래>의 이춘기, IMF 시대에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위장 이혼을 했으나 별거가 굳어져 버려 혼자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저녁 내기 장기>의 이춘갑, 이혼 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같이 갈 보호자를 구해야 <대장 내시경 검사>의 김윤수 등이다. 그 외에도 아들의 범죄를 대하는 엄마가 주인공인 <손>, 노량진에서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구준생을 관찰하고 쓴 <영자>, 표제작인 <저만치 혼자서>에는 타인의 외로운 죽음을 돌보다 수녀원에 들어와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는 수녀님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공통점은 ‘외로움’이다.

분석 단어: ‘외로움’언급량 분석
분석기간: 21/9/16~22/9/15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지난 1년간 소셜 상에 언급된 ‘외로움’의 언급량을 분석해 보면 예년 대비 12%나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사람을 만나지 못해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만치 혼자서>를 읽고 보니 12%가 증가한 ‘외롭다는 글자 안에는 혼자라서 느끼는 외로움 보다, 열심히 사는데 찾아오는 공허한 외로운 감정이 더 많이 담겨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노량진 오가네] 노량진 컵밥거리에서 만원 데..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이번 소설집 중 좀 더 깊게 살펴 본 작품은 노량진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외로운 ‘구준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자>이다. 노량진 학원가의 모습, 구준생들의 생활, 어떤 문제가 출제되어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기자 출신 작가답게 꼼꼼히 취재한 흔적이 보였다.

구준생인 ‘나’ (화자)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동거인을 구했다. 그 동거녀가 바로 ‘영자’이다. 나는 서해안의 작은 섬마을에서 올라와 9급 지방 행정직 시험을 준비하고 서남해안 포구 마을의 순댓국집 딸 영자는 9급 지방 보건직 시험을 준비했다. 나는 합격했고 영자는 불합격했다. 나는 노인들만 남은 경북 내륙 산골 마을의 면사무소 서기보 공무원이 되었다. 나는 각종 신청서를 작성하고, 보고하는 일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밭에 산불 조심 팻말 박기, 마을의 집집을 돌며 노인들이 무탈한 지 확인하기, 집 울타리를 벗어나는 닭을 쫓아 잡아오는 것도 나의 일이었다.

분석 단어: ‘공무원시험’언급량 분석
분석기간: 21/9/16~22/9/15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예년과 다르게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져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줄고 퇴사하는 공무원도 늘었다는 내용의 기사도 있지만 최근 1년간 소셜 상에서 ‘공무원 시험’에 관한 언급은 전년 동기간 대비 증가했다.

분석 단어: ‘공무원시험’원문 보기
분석기간: 22/4/25~22/4/25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공무원 시험’이 제일 많이 언급된 22년 4월 25일의 원문을 살펴보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무원 시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보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분석 단어: ‘공무원시험’ 긍부정 분석
분석기간: 21/9/16~22/9/15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공무원 시험’에 대한 긍∙부정을 살펴보면 긍정과 부정이 50%로 나왔다. 긍정에 관한 단어는 합격을 하기 바라는 마음을 담은 단어들이 주를 이루었고, 부정에 관한 단어는 ‘최악’의 문제로 불합격해서 힘든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주를 이루었다.

출처: Free Image on Unsplash

시험의 결과는 ‘합격’ 아니면 ‘불합격’ 둘로 나뉜다. 노량진 학원가도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둘로 나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셋으로 나뉜다. ‘합격해서 떠나는 자’와 ‘재도전을 위해 남는 자’, 그리고 ‘포기하고 떠나는 자’이다. 화자인 나는 ‘합격해서 떠난 자’이다. 이들 사이에도 공통점은 있다. ‘외로움’이다. 합격은 했지만 노인들만 남은 산골에서 ‘나’는 외로움을 느꼈다. ‘나’는 전화를 걸어보지만 착신이 정지되었다는 기계음이 들려올 뿐이었다.

출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kgeu.org)

만약, 영자가 전화를 받았다면 나(화자)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막상 공무원이 되어보니 박봉에, 외롭고 고된 일뿐이라며 재도전하려는 영자를 말렸을까?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 해졌다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이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노량진에서 세상 속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젊은이를 보고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썼다”라고 밝혔다. 나는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읽었다. 외로운 이웃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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