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IV · 생활변화관측소 신수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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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셔터스톡
이주의 관측 Point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신조어인 ‘추구미’에 관심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추구미’라는 언어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와 ‘추구미’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손민수’를 역전한 ‘추구미’

소셜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한 재료 중 하나가 바로 ‘언어’다. 사전 속에 있던 단어가 일상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하거나(ex. ‘도파민’) 원래 있던 단어와 단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신조어가 빠르게 확산될 때(ex. ‘근손실’), 이러한 언어는 일상과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기에 주목해야 한다.

본고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언어는 ‘추구미’다. 최근 미의식의 변화를 담고 있는 ‘추구미’라는 키워드가 등장하여 상승 중이다. 22년에 처음 등장한 ‘추구미’는 2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2024년 3월 현재, 전년도 동기간(23년 3월)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다.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추구미’는 ‘추구하다’라는 동사와 한자 아름다울 미(美) 자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소통할 때 쓰인다. 몇 년 전만 해도 패션 뷰티 영역에서 새롭게 등장해서 널리 회자된 언어는 ‘손민수’였다. 유명 연예인의 옷이나 액세서리를 따라 사는 것을 뜻하던 ‘손민수’를 23년 12월 ‘추구미’가 역전했다.

자신의 취향을 탐구하고, 발전시키는 ‘추구미’

‘손민수’보다 ‘추구미’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연관 감성어 분석을 통해 3가지 맥락에서 달라진 미의식의 변화를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아름다움이 본격적인 탐구의 대상이 되었다. ‘손민수’하는 행위는 특정 연예인이 착장한 아이템 정보를 서치하고 구매함으로써 이뤄지는 반면, ‘추구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해석하고 키워드를 발견하는 일이다. 자신의 추구미를 알아가기 위한 토론이 지금도 커뮤니티에서 활발하다.

두 번째, 아름다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것이다. ‘손민수’는 아이템 구매로 완성되는 행위이기에 해당 아이템의 가격이 중요하다면, ‘추구미’는 내가 특정 분위기의 룩을 연출했을 때 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가를 중요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추구미는 개별적인 아름다움을 긍정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세 번째, 미적 취향은 삶의 태도나 가치관처럼 일관성을 가져야 하되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손민수’는 따라 하는 사람과 따라 함을 당하는 사람이 구분되는 반면, ‘추구미’는 나의 미적 취향 개발기와 같다. 방향성을 가지되 어떤 계기로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다.

일방적으로 아름다움을 따라 하던 ‘손민수’의 시대에서 자신과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발견해 나가는 ‘추구미’ 시대로의 변화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미적 감각과 이해도가 깊어졌음을 뜻하는 동시에, 개별적이며 다양한 아름다움이 존중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추구미가 될 수 없는 것은 없다. 다시 말해 무엇이든 추구미가 될 수 있다.
추구미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이해하고자 하는 언어다.

VAIV · 생활변화관측소 신수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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