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IV · 생활변화관측소 박현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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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IV · 생활변화관측소 박현영 소장

이달의 관측 Point

9월, 찬바람이 불고 가을이 시작된다. 계절의 변화, 추석이라는 쉼표, 코로나가 끝나간다는 희망, 야외활동에 대한 기대를 배경으로 수많은 브랜드가 활동을 펼친다.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소비자가 이에 반응을 보인다, 그 반응에 또 다른 반응이 더해지고 합쳐지고 변주되어 9월의 급상승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그 결과를 같이 읽어 보자.

소비자가 마케터 (feat. 매일유업)
[2022년 9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8.29 ~ 2022.09.25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9월 급상승 브랜드”

소비자가 나서서 해당 기업 제품을 알리고, 과거의 선행을 상기시키고, 순위 하락에 공분하며 분발하자고 독려하는 기업이 또 있을까? 매일유업이 브랜드 시청률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모델도 아니고, 광고도 아니고, 신제품도 아니고, 논란도 아니다. 환경을 고려하여 제품에 붙은 빨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소비자의 편지에 자필 편지로 답한 매일유업 책임자의 편지는 3년이 지났지만 매일유업 제품들이 빨대를 없애고 출시될 때마다 꾸준히 회자된다. 매일유업의 여성 임원 비율, 우유 안부 캠페인, 특수 분유 생산, 락토프리와 비건 제품은 대표적인 매일유업의 미담 시리즈다.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매일유업이 소환되고 소비자들에 의해 다시 퍼져나간다.

9월 2주차에도 매일유업의 선행이 소비자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바이럴 되었다.
“어르신 안부 챙겨드리는 우유 안부 캠페인 하기도 하고 대사이상 질환 환아들을 위해서 특수분유 생산함 (만들수록 손해 보는 제품 / 국내에선 유일하게 매일유업만 생산)”

9월 3주차에는 소비자가 선택한 이주의 상품, 우유 제품 탑 3에서 매일우유가 밀려나면서 소비자들의 매일유업 홍보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매일유업 제품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매일유업은 매일 자체도 있지만 폴바셋/셀렉스/데르뜨도 있으며… 그 외에도 … 이 있습니다.” “1위는 43.2%를 기록한 서울우유가 차지했다. 남양유업(12.9%)과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우유(12.1%)가 뒤를 이었다. 남양유업과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던 매일유업이 '톱 3' 자리에서 밀려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럴 수가 이마트에 밀리다니😫 분발합시다”

트위터는 뜨거운 채널이다. 부정적 논란이 퍼지는 경우도 많지만 그 이상으로 브랜드를 칭찬하고 응원하기 위해서 뜨겁게 달아오른다.

사회 공헌의 끝판왕, 파타고니아
[202022년 9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8.29 ~ 2022.09.25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9월 급상승 브랜드”

소비자가 나서서 이거 사자고 하는 브랜드가 ‘매일유업’이라면 기업이 나서서 이거 사지 말라고 하는 경우는 ‘파타고니아’다. 자사 제품 아래 지구를 위해 이 제품을 사지 말라는 문구를 건 don’t buy this jacket 광고로 너무 유명해지고 아이콘이 되어 오히려 진심을 의심받은 브랜드다. 하지만 이번에 ‘파타고니아 창업주, 기후변화 대응 위해 자신과 가족 지분 100% 기부’ 뉴스가 나온 후 누구도 파타고니아의 진심을 의심할 수 없게 되었다. 창업주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지분까지 포함되었고, 50%도 아니고 100%라니 흉내 내기도 어려운 기부이다. ESG, 친환경, 사회 공헌이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파타고니아 덕분에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진심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파타고니아 덕분에 어지간한 사회 공헌 활동은 눈에 띄기 어려워졌다.

페스티벌이 된 스포츠 (feat. 야구)
[2022년 9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8.29 ~ 2022.09.25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9월 급상승 브랜드”

e스포츠가 각광을 받으면서 야구와 같은 전통 스포츠는 아저씨가 보는 중계방송, 미국으로 치면 퇴역군인만 보는 스포츠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22년 가을, 한국에서 야구는 페스티벌이 되었다. 젊은 친구들도,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도,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야구장에서 신나게 놀 수 있다. 야외에서, 많은 사람들과, 큰 소리를 내면서 어울린다는 점에서 야구는 페스티벌과 유사하다. 맥주와 스낵을 먹으며 콘텐츠를 즐긴다는 점도 록 페스티벌과 동일하다. 9월 3주차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MLB 홈런더비' 야구 페스티벌은 이름 자체를 페스티벌로 했고, 페스티벌처럼 운영되었다. 야구팬들을 모아 승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야구를 테마로 즐거운 놀이 판을 만들었고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브랜드의 콜라보가 더해진다. 과거 페스티벌이 레드불이나 하이네켄처럼 해외의, 술과 연관된 브랜드들이 주최하는 것이었다면 국민은행, 현대카드, 라네즈 등 한국의 정적인 브랜드들도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해당 제품만 판매하고, 해당 카드로만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소비자도 이 페스티벌이 마케팅의 일환임을 인지한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장으로서 페스티벌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9월 4주차 때아니게 르노삼성 브랜드가 급상승한 이유는 아래 트윗 때문이다.

“야구팬들이 응원팀에 빡쳤을때
삼성팬- 아이폰으로 바꾸겠다
엘지팬- 세탁기 바꾼다
기아팬- 르노삼성으로 바꿀거다
롯데팬- 포키만 사먹겠다
한화팬- 보험사 옮길거다
엔씨팬- 리니지 접겠다
크트팬- 통신사 갈아탄다
쓱팬- 홈플러스만 갈거다
키움팬- 주식 안할란다
두산팬- 보그 안읽는다”

소비자는 야구 구단이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 트윗을 보면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의 대표 제품이나 경쟁사를 누구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삼성의 대표는 모바일, 엘지의 대표는 세탁기, 롯데의 대표는 빼빼로이다.(포키는 빼빼로와 비슷한 일본 과자이다.) 무엇보다 이 트윗에서 보이는 것은 야구라는 스포츠가 야구 팬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가을 햇빛, 열광적인 응원, 많은 사람들, 그 안에서 우리 브랜드를 녹여볼 기회를 엿보자.

콘텐츠와 뷰티의 선전
[2022년 9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8.29 ~ 2022.09.25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9월 급상승 브랜드”

콘텐츠와 OTT, 화장품 분야는 급상승 브랜드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분야이다. 9월에도 OTT 와 콘텐츠는 급상승 브랜드 안에 들어왔다. 9월 2주 디즈니의 인어공주 실사화 티저 공개 소식, 9월 4주 대부호 교보생명을 뒤로 둔 교보문고의 왓챠 인수 추진 소식. 9월은 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클렌징 밀크, 보디 오일 등 찬바람과 관련된 스킨케어 화장품류가 관심을 많이 받았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선한 영향력은 무엇일까? 어디까지 일 수 있을까? 얼마만큼이어야 할까? 매일유업, 파타고니아 덕분에 기업의 선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선함은 기록된다, 검색에 의해 다시 소환되고, 개인 미디어를 통해 다시 회자된다. 선함은 한 세대의 기억이 된다, 기억이 된 사건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VAIV · 생활변화관측소 박현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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