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J
6월 5일은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환경 보전을 위해 지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특히 올해 ‘환경의 날’ 50주년을 맞아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씨앗연필’ 배포, CJ제일제당의 해변 정화 봉사활동 등 각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온실가스 감축과 탈플라스틱을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의 날’이 올해 갖는 그 의미는 새삼 다르다. 사람들이 쓰레기 배출, 일회용품 사용 등에 경각심을 가지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제로 웨이스트의 일환인 ‘용기내 챌린지’가 있다. 제로 웨이스트 (zero waste)는 문자 그대로 다회용,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 생산을 통해 폐기물을 만들어내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 중 ‘용기내 챌린지’는 음식물을 담는 통이라는 용기와, 환경을 위해 움직일 줄 아는 용기라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포장 시 자신이 준비해 간 다회용기, 에코백 등에 음식물을 받아오는 운동을 말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용기내챌린지’, ‘#용기내켐페인’을 태그하며 이를 활발하게 확산하고 있다.
썸트렌드 연관어 분석을 통해 살펴보면, ‘제로’, ‘지구’, ‘환경’과 같은 ‘용기내 챌린지’의 목적을 언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강다니엘이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txt) 등 챌린지에 참여한 연예인 역시 나타났다.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의 챌린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 더불어 ‘연대’, ‘트친’ (트위터 친구의 줄임말), ‘공론화’ 등의 단어는 sns를 통한 챌린지 확산의 힘을 보여준다. 단순히 개인적인 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용기를 공유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이자, 우리의 문제임을 자각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기업에서도 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 ESG 경영이란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 구조)의 첫 글자를 딴 단어이다. 높은 ESG 지수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한 경영을 고려하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높은 가격이나 적은 선택지 등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기업의 ESG 경영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와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언급량이 크게 증가한 시점은 2020년 말이다. 펜데믹 사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의 적응을 위해 ESG 경영에 눈을 돌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배달 음식을 시켜먹거나, 택배를 시킨 경우 포장재로 인해 쓰레기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던 경험이 한 번씩 있을 것이다. 이는 코로나 19 이후 더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2019)’에 따르면 하루 평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3년 4265톤에서 2018년 6375톤으로 5년 사이 46.0% 증가하였다.
썸트렌드 데이터를 통해 ‘플라스틱’의 연관어를 분석해본 결과, 사람들의 소비자로서의 책임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장’, ‘기업’, ‘성분’, 브랜드’, ‘구매’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물건을 선택할 때 플라스틱 배출과 기업의 경영 방식에 영향을 받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컵, ‘빨대’, ‘봉투’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물품 역시 사용할 때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더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바다’와 ‘지구’를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택배와 배달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에 대한 문제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새벽배송 서비스 소비자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새벽배송 업체가 가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과대 포장’이 꼽혔다. 이에 기업은 포장재 등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은 ‘배민상회’를 통해 2018년 3월부터 친환경 포장 용기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어플 사용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버튼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친환경 운동을 도왔고 ‘자원순환연대’에 따르면 2019년 4월 22일부터 2020년 11월 20일까지 약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1억건 이상 이 기능을 활용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원래 플라스틱 빨대를 주로 사용했지만, ‘종이’ 빨대가 대체안으로 떠올랐다. ‘환경’, ‘바다’ 등의 연관어를 통해 그 목적이 환경 보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종이 빨대로 변경한 대표적인 기업에는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는 2018년 9월 100개 매장의 시범 도입을 시작으로 현재 모든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친환경 캠페인인 ‘그리너 (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 를 통해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행보에 ‘그린 워싱’을 언급하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그린 워싱’이란 실제로는 친환경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환경 파괴를 이끄는 기업의 제품 및 행위를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린워싱은 소비자들이 기업의 경영 과정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그린워싱이 팽배할 경우, 정직한 ESG 경영을 해오던 기업의 사기를 꺾을 수 있으며 소비자 역시 신뢰를 잃고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그린워싱’ 부정어에서도 ‘꼴보기 싫다’, ‘기만하다’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2년 4월 한 달 간, 여름 MD, 라인프렌즈 MD, 감사의 달 선물세트 등 8번 MD 상품을 출시했다. 줄을 서서라도 MD를 구매하거나, 이벤트 당첨에 필요한 프리퀀시를 유료 구매하는 등 그 인기는 엄청나다. 그러나 MD와 이벤트 상품은 대체로 화학 섬유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타벅스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더 인기 있는 굿즈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면, ESG 경영을 내세우고 있는 기업의 행보로 보기 어렵다.
ESG 경영을 지지하고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진정 친환경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길이다.